Oh My God

가방을 싸고 인터넷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짐을 꾸리고 창 밖을 보았다.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다. 언제부터 내렸는지 벌써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었다.
불현 듯 무사히 캘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우선 인터넷을 확인했다. 비행기는 정시에 뜬다고 나왔지만, 바깥 상황을 봐서는 불안했다.
무엇보다 눈 속을 헤집고 나가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큰 가방하나 들고 눈 밭을 지나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캘리에 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행복할 것 같았다.
한국 가는 시간만큼 오랜 시간이 걸려, 캘리에 도착했다.
샌디 에이고 공항에 내리는 순간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고향, 꼭 내가 태어나 자라온 곳이 아니라 정을 붙이고 살아간 곳이 고향이다.
그래서일까. 한결 푸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혁이 형을 만나 새해맞이 불꽃 놀이를 보러 갔지만, 올해는 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였다.

겨울에 캘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완전히 날씨 때문이다.
겨울 내내 영하의 날씨의 눈오는 보스톤이랑 달리
샌디 에이고는 맑고 화창한 나날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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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샌디 에이고 원조 월남 국수를 먹고 후식으로 스타벅스에서 음료 한 잔,
이 모든 기본 코스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1월 푸른 하늘을 보고 있자니 감동의 메아리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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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한 겨울이라 믿을 수 없는 날씨, 이게 바로 샌디 에이고,
시간이 나는대로 예전에 함께 지내던 형들을 만났다.
다들 오랫만에 만나는 것이라 더 없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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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느즈막히 만나서 브런치를 먹고, 날씨 좋은날을 그냥 넘기기 아쉬워
바다로 갔다.
한 겨울은 바다는 외롭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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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초대를 받아간 집에서 고기 반찬에 먹은 소주도 좋았고,
오랫만에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고
도란 도란 둘러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잔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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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야자수.
푸른 바다를 비추는 찬란한 태양.
샌디 에이고의 겨울은 행복하고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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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5 19:38 2010/01/0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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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비밀방문자 2010/01/10 02:01  address  modify  wri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Gerontology 2010/01/16 10:34  address  midify

      안녕 너 돌아왔구나...
      나는 담주에 돌아갈 예정이다...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 하자구나...

  2. violino 2010/01/19 02:40  address  modify  write

    R U still in Yuma? You've mentioned to leave SD, this week, right?
    That sunday was too busy but fun. How were you?
    I didn't even copy those pix taken at the Grove shopping mall to PC, yet.
    This, laziness...
    Call me before your leaving CA.
    Thank you for your help on the party and your present.

    • Gerontology 2010/02/11 08:21  address  midify

      형...ㅎㅎㅎ 보스톤에 잘왔어요...오늘은 눈폭풍으로 인해 오후 수업들이 취소가 되엇어요...학교는 가지 않지만, 이런 날은 캘리가 그립네요...

  3. Jmi 2010/02/12 20:36  address  modify  write

    보스턴에서도 즐거운 설날 보내세요.. ^^

    • Gerontology 2010/03/06 13:06  address  midify

      감사합니다...
      설날을 잘 보내지 못했어요...갑자기 몸이 조금 안좋아서요...지금은
      조금 낳아졌지만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닙니다...

      담에 또 인사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