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도 지나가고 우리 우리 설날도 지났지만,
어린 시절엔 아직 명절이 하나 더 남아 있었다...
어머니 항상 이 날이 지날 때까지 한복 차림을 하셨다...(세시 풍속에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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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내가 이날을 기다리는 이유는 묵묵히 허락되어진 불 장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밤을 위해서는 인고의 준비가 필요하다...
추억을 되살려 볼까...

적절한 깡통을 구해야 했다...평소에는 보지도 않던 것을  찾을려고 함은 없어
고민이 많았다...어째거나...
제일 좋은 것은 미리 손잡이가 있는 작은 크기의 페인트 통이지만....
시골 동네에서 이걸 구하기란 힘들어 웬만해서 미리 포기를 하지만
행여나 이 걸 구하는 날에 마친 나를 위한 것처럼 너무 너무 감사했다...

분유 깡통도 좋은데...우리 집에는 분유를 먹는 아기가 없으니 동네를 뒤졌다...
애기가 있는 집에는 하루에 몇번 씩 들날거리며 빈 통을 기다렸다...
너무나도 운이 없는 해에는 먹고 버린 꽁치 통조림 깡통이라도 준비했다...
정성을 다해 불이 숨쉴 구멍을 뚫고, 내 키에 맞추어 자른 철사로 줄을 만들고...
깊은 잠에 들었다...

보름날 아침 어머니가 주시는 귀밝이 술을 먹고 오곡밥에 나물 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호두를 깨고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저녁이 되어 달이 떠오르면 어머니와 함께 두 손 모아 소원 기도를 드리고
약속한 장소에 최고의 깡통을 가지고 갔다...
친구들이 하나둘 모이고 달 밝은 밤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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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피우고 쥐불 놀이를 시작했다...
훨훨 타오는 불 꽃에 추운 날씨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돌리고 돌렸다...
크고 좋은 깡통이 있던 날에는 불꽃 또한 시원 했다....
얼마나 놀았을까...이젠 지쳐 집에 갈 준비를 했다...마지막 남은 나무를 넣고
활활 불씨를 키워 하늘 높이 멀리 던졌다...마치 로켓이 지나 가듯 긴 불씨를
뿌리며 살아져 갔다...어쩌다 잘못 던진 것은 전깃줄에 걸렸다...
"야 도망 가자"
"난 아직 못 던졌었는데..."
그러고 집에 와서 환한 전기불 아래 서면 옷엔 잔잔한 구멍도 있고...
손도 코도 새까맣게 되었다...그래도 잘 놀았는 생각에 흐뭇했다...
아무래도 전깃줄에 걸린 깡통이 궁금해 찾아 가보면
시커먼 빈 깡통만 대롱 대롱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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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다... 예전 처럼 쥐불 놀이는 할 수 없지만,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소원을 빌었다...

달아 달아 밝은 대보름 달아...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소원 빈다...

올해 한 해도 가족 친구 모두가 건강하고...

내가 바라는 일도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2008/02/22 12:34 2008/02/2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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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Chester Kim 2008/03/01 01:36  address  modify  write

    그러다 산불냈다는 사람이 재만 아냐? ㅋㅋ
    나도 서울의 변두리가 아직 시골 같을 땐 쥐불 놀이 하고 놀았지.
    우리는 논 밭 사이를 가르며 뛰어다녔는데..

    • Gerontology 2008/03/01 07:12  address  midify

      형...
      산불이라니요?

      저가 얼마나 착하게 놀았는데요...
      예전에 우물 사건은 좀 심했지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