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미국에 왔을 때 미국에 살면서 한번은 대륙횡단을 할것 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랑 몇번이나 계획을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시간이 좀더 지나자 이런 저런 핑계로 계속 미루어 졌다.

보스톤으로 학교가 결정나자 이번에는 꼭 할것 이라고 다짐을 하고 또 했다.
이사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꼭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올것 같은 기회 같아서 꼭 하고 싶었다.

샌디 에이고를 떠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가야할 길은 줄어들 기미도 보이지 않을때는
참 대륙이 크다. 멀고 힘들다는 생각만 한적도 있었다.
보스톤으로 막 들어서는 그날 밤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해냈다는 생각에 기쁨이 컸다.

나 혼자 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노루 할아버지가 있었기에 난 정말 무사히 보스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아버지 정말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혼자 계획을 세울 때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같이 가자고 하셨다.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비행기 타고 다시 샌디 에이고로 오시면 되니까.
할아버지 또한 미국에서 지내며 한번은 대륙을 횡단하고 싶다고 하셨다.

무리한 일정 속에 할아버지께서 너무 피곤해 하시지 않았냐 싶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번번히 먹는 것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한번도 힘들다는 내색 안하시고 볼품없는 저녁도 마다하시지 않으셨다.

지도를 보시는 감이 너무 탁월해 운전하기 편했다. 나도 길 잘 찾고 지도 잘본다고 자부하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정말 대단하셨다. 엔제나 지도를 보고 방향, 거리, 예상 시간을 말씀 해주셨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필요가 없었다. 이게 바로 둘이 여행하는 재미인 것 같았다.

서로서로 챙겨주는 맛, 내가 지치면 운전도 해 주시고 너무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둘이 마음이 맞지 않으면 어쩌냐고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할아버지와 나는 맞고 안맞고 따질게 없었다. 어른 말씀 따르면 손해 볼것 없다 했지 않던가.

재미있는 것은 둘다 미국 자동차에 의심을 너무 많이 했다. 개스비 너무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완전 반대였다.
연료비가 많이 들지 않았다. 미국차 특성에 맞게 힘이 좋아 산을 넘거나 가속을 할 때 완전 최고 였다.
정말 14일 동안 6000마일(오일 갈지도 않았음)을 달렸는데, 속 한번 안 속였다.

일본인 할아버지는 일본차가 최고라고 자부하시는데 이번 생각을 조금 바꾸셨다.
장거리는 미국차도 나쁘지 않다고 담에도 기회가 생기면 미국차 빌릴 생각이라신다.
정말 장거리 운전 먼길 나설 때는 엔진이 조금 넉넉한 차가 좋을 듯하다.

몇번이고 할아버지께 감사하다 해도 부족하지 않다.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힘든 여행이었다.
같이 여행한 턱에 비용도 많이 줄이고 앞으로 도움이 될 인생 얘기도 많이 해 주셨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분 이시라 나를 너무 잘 알고 계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하라는지 하나 하나 일려주셨다.

할어버지는 멋있는 분이다. 영어를 배우고 나서 스페인어를 배운 뒤 남미에 가셔서 지내다가 유럽을 거쳐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건너 일본으로 다시 가실 생각을 6년전에 하셨는데.
그냥 샌디 에이고에 정착하시게 되었다. 샌디 에이고가 마냥 좋아 떠날 수 없었다 하셨다.

내년에 박사 마치면 영국에 가셔서 다시 박사 학위 공부하신 뒤 일본 고향으로 돌아가
삶을 마감하시는게 지금 꿈이라 하신다. 70이 넘었지만 본인의 정신적 나이는 아직도 너무 젊어
꿈이 많고 하고 싶은게 많다고 하신다. 젊은 사람들이랑 젊게 지내야 살 맛이 난다고 하셨다.

2차 대전 패전 세대로 너무 가난하셨다고 하셨다. 너무 너무 배를 채우고 싶었다고,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았는데 돈이 없었다고 하셨다. 공장에서 일하며 야간 학교 다니셨다고 하셨다.
그 시절에 너무 힘들게 보냈기에 지금은 여유가 있으시다고 하셨다.

지나 가는 거지가 구걸을 하면 할아버지는 언제난 조금의 돈을 주셨다.
자기는 배고픔의 고통을 안다고 하셨다. 자기도 배가 너무 고팠던 시절이 있었다고.
정말 본 받을게 많으신 분이다.

차를 돌려주고, 할아버지는 비행기로 타고 샌디 에이고로 돌아 가시고
나는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집에 왔다.
이제 차 없는 보스톤 생활 시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여행에서 무지하게 먼거리를 달리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내가 꿈꾸어 오던 그 평야를 3일이나 보면 생각한 것들.
그곳에 터를 틀고 사는 사람들과의 만남.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하고 싶다. 좀더 색다르게.
2007/08/17 08:49 2007/08/17 08:49
TAG ,

trackback :: http://koreangerontology.com/blog/trackback/102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