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법정 스님이 열반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잠시나마 숙연해졌다.
중학교를 다니던 어느 시절, 국어 시간에 처음으로 스님의 글을 접했던 기억이 난다.
무소유의 책 속에 실렸던 짧은 글이었다. 좋았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고나서야 처음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무소유를 빌려 읽었다.
스님의 글은 좋았다. 하지만 세상의 것들에 너무 익숙했던 내가 따르기는 너무 힘들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 2005년 여름 잠깐 한국 방문을 했을 때 누나와 함께 스님의 책을 몇권 사 두었다.

물론, 무소유도 함께 샀었다. 지금은 미국 누나집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스님이 열반에 들어가시기전에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다. 스님의 이름으로 쓰어진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는 말씀이셨다.

나는 아차 싶었다.
스님의 열반과 함께 이때까지 스님이 쓰신 책들은 한번더 세간의 관심이 될 것 같았고,
절판이라는 소식은 어느 순간 책은 품귀 현상을 맞을 것이고 이에 욕심을 따르는 사람들로 인해

책의 희소성은 더 커질 것 같았다. 그럼 당연히 값도 오를 것이겠지,
역시나 인터넷 뉴스에 잔잔히 들려온다. 무소유가 서점에서 구해지기 힘들어졌고 값도 많이 오르고 있다.
물론 스님이 이런 현상을 기대하시며 그런 말씀을 남기지는 않을셨을 것이다.

문제가 터졌다. 다만 남겨진 것은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것 같다.
스님께서 풀어야 그것이 제일 정답이지만 이제 그럴 순 없다. 그렇다면, 남겨진 스님 제자들의 몫인 것 같다.
사랑하고 존경하던 분들이 남긴 마지막 말씀에 정말 목숨을 걸고 지킬려고 한다.

마지막 말씀, 유언이라고,
꼭 지키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내가 가진 위치에서 그리고 사랑했던 분의 삶을 되새겨 보며,
스님의 제자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유언을 따르되 좀더 좋은 방향으로,

책을 다시 출판을 하돼 좋은 일에 쓰거나,
아니면 정말 유언을 지키며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않돼, 스님의 책들을 돌려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중간에서 책을 빌려주는 대행을 하면 될텐데,

아니면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단체를 후원해주는 것도 좋은 일 같다.
정말 스님의 제자분들이나 법정 스님 자신이 어린 중생을 구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이 작은 실천이라면
답은 어려운 불경 속이나 목탁 소리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책을 구하고자 허덕이는 중생들은 절로 향하지 않고 서점으로 향할 것이기에.

내가 가진 스님의 몇 권의 책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제게 메일을 보내주시면
꼭 책 장을 뒤져 찾아서 보내 줄 생각이다. 다만, 그 책을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 또 다시 책을 읽고
싶어하는 다른 지인들에게 준다는 분에 한에서만, 지킬지 안 지킬지 모르겠지만,
2010/03/21 15:26 2010/03/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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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 2010/03/24 18:19  address  modify  write

    저요 저요!!! (제가 먼저 손 들었어요.)

    • Gerontology 2010/03/24 18:26  address  midify

      네 일등이십니다...

      감사하고요...
      제 이메일로 자세한 정보 주세요...책은 제가 찾아봐야 하니까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