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렇게 비는 왔었다.
샌디 에이고, 여름 날의 비는
내게 처음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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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샌디 에이고에 비가 올까? 오면 이상할거야 겨울도 아니고, 토요일 (29일) 저녁 도서관을 나왔다.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하늘에 구름도 많다.
며칠 째 구름 낀 날은 많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 옆집의 공사 소리가 들리지 않는 조용한 아침이다.
가만히 물 소리가 들린다. 창가에 집중하고 들리는 작은 소리 하나 하나에 집중을 했다.
물소리다, 처마에서 똑똑 떨어지는 빗물 소리이다. 에이 설마, 잔디에 물 주는 소리 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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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덜 깬채, 창 밖의 물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니 확신이 들었다.
비가 온다. 여름날 샌디 에이고에 비가 온다. 얼른 일어나 카메라를 챙기고 문을 열었다.
이슬비 부슬비 가랑비. 몇 시간째 온 비였는지 모르지만, 마당의 식물은 흠뻑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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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용히 내렸는지 빗방울이 송글송글 잎사귀마다 널려있다.
나는 우산도 없이 그냥 나갔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비를 보았다.
시원히 내리는 소나기랑 끊임없는 장마비랑 달리 조용히 잎사귀 하나둘 젖혀들게 하는 비다.

"봄비는 안개처럼 들뜨고
가을비는 추억처럼 스며든다."
샌디에이고의 여름비는 정겹다.

샌디 에이고의 여름비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눈이 오는 겨울의 샌디 에이고.
항상 모든 것들이 새롭다.
2006/08/03 09:29 2006/08/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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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김규만 2007/01/27 03:03  address  modify  write

    마지막 사진 구도 좋다. 색깔도 좋고..

    • Gerontology 2010/06/16 03:28  address  midify

      요즘 오타 정리하다가 형이 남긴 댓글에 미처 답을 달지 못해서 지금 달아봅니다...
      여름에 캘리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