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벼르고 벼르던 것을 하기로했다. 느즈막한 일요일 아침 산책을 나섰다.
카메라를 들고 first ave.를 따라 내려갔다.
벌써 봄인가 보다. 어느 집 정원 한 가운데에 핀 노란 봄 꽃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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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을 즐기는 듯 아침 운동, 아침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도 어느 덧 이 곳 분위기에 익숙한지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만 인사를 왜 하냐 싶었는데 이제 저절로 하게 된다.

옆 길로 빠진 뒤 구름 다리 앞에 선다. 이 다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지 오래되었다.
어느 책에서는 이 다리를 샌디 에이고의 이쁜 다리 3 곳 중 한 곳으로 들고 있었다.
한번은 와야지 했었는데 처음으로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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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다리에 맞게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다리가 흔들린다. 출렁출렁 아니지만 움직임이 많이 느껴진다.
주왕산 1폭포를 가는 길에 출렁 다리가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뜀박질을 하면 다리는 마치 그네처럼 흔들거렸다. 가끔은 겁에 질린 관광객도 있었는데.

이제 그런 장난을 하기에 너무 커 버렸는지. 24시간 감시 카메라가 녹화 한다는 문구가 무서운지 모른다.
다시 옆길로 빠져 Balboa Park로 향한다. 너무 친근한 장소. 걷기 좋은 곳. 쉬기 좋은 곳.
언제라도 올 수 있는 곳. 하루의 삶이 바쁘고 일주일의 삶이 힘들때 와서 쉴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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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여기 한 번 못 와본 사람들이 많다.
바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뭐.
그러나,

여기 한 번 못 와보고 샌디 에이고에 살았다는지 혹은 살고 있다든지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리 넘어 저쪽이 아닌 이쪽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 쪽은 사람들이 더 모르는 곳이다.
저쪽과는 사뭇 다를 뿐 아니라 발보아 공원이 아닌 줄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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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가 잠시 멈 추었다. 그림 그리는 아저씨를 보았다. 길 건너에는 수업을 하는지 여러 명이 있었지만
이 아저씨 만은 혼자 였다. 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아저씨가 바라보는 같은 방향으로 섰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나는 사진을 찍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산뜻하게 즐겁게 걸어본 일요일 아침.
샌디 에이고가 좋은 이유는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에 어느 곳을 걸어가던지,
항상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숨겨져 있는 비경.
바로 샌디 에이고의 숨은 매력이다.
2007/02/26 08:27 2007/02/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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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김규만 2007/03/01 02:48  address  modify  write

    중간에 구름다리 사진 좋다. 갈수록 구도가 좋아지는 것 같아.
    보스턴 가면 이 좋은 경치와 날씨를 다 떠나서 어쩌냐?
    향수병 앓는 것 아냐? :)

    • 노인학 2007/03/02 01:50  address  midify

      네 형 나도 그게 걱정입니다...
      날씨 좋은 여기 샌디 에이고 살다가 추운데 가면
      여기가 그립겠죠...
      향수 병 걸리면 한번 씩 놀려오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