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라는 세월의 기다림이 아니라 이번 방문에는 2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비자 스탬프를 받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로빈을 한국 가족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곧 두 돌이 다가오니 로빈이도 충분히 긴 시간의 비행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저런 업무와 설 명절과도 기간이 겹쳐져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 가는 길이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로빈은 한국에 도착하자 몸살이 나서 며칠간 병원을 다녔다.
유아에게는 아직 긴 비행 시간은 무리였다. 어른들도 힘든데 아기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엄마와 로빈은 울산으로 가서 병원을 다녔고 나는 친구들 만나고 다녔다.
설날을 앞두고 로빈을 청송에 데려갔다.
청송에 도착하는 날, 부모님과 큰 형님 가족을 모시고 외식을 하기로 했었다.
오랫만에 부모님께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다.
어찌하여, 우리 부부가 먼저 식당에 도착해서 부모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렸다.
식당 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내 부모님께서 큰 형님 차에서 내려 들어오시는 모습이 보였다.
반가움도 잠시 부모님께서는 로빈을 보시고는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로빈이가 웃고 재롱을 피우자 부모님께서 얼마나 좋아 하셨는지 모른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막내 손자이기만 아니라 재롱떠는 아기가 오랫만에 집 안에 나타나 더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식사 내내 그러셨다. 로빈이 봤으니 이제 여한이 없다고 하셨다.
얼마나 기다려 온 막내 손주 자식이었지만 이제는 기력이 없어서 제대로 한번 업어 보시지도 못했다.
예전 같으면 로빈이 업고 나가서 온 동네에 자랑하고 다녔을 것이다.
삼대가 모여 사진 한 장 남겼다.
우리 형제 자매들 중에 내가 아버지 모습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고
로빈이 또한 내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삼대가 서로 서로 비슷하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하나 건진 최고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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