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파파의 미사가 있었다. 아침 일찍 동네 성당에 찾아갔다. 원래 오늘이 기일
미사는 월요일, 화요일 2번이 준비되어 있었다. 화요일 미사가 더 크게 준비되어 있었다.

월요일 아침 미사를 마치고, 나는 무언가 할 일이 없는 듯 했다.
그냥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나가기로 했다. 목적은 없는듯 했지만 가슴 속에는 발보아로 방향을 잡은 듯.
아주 오랫만에 트롤리 타고 버스 타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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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Diego의 붉은 Trolley는 블루 라인을 타고 저기 아래 멕시코 국경으로 달려간다.
그 길 한 가운데 Barrio Logan 역을 지나간다. Coronado 다리 밑으로 아주 한적한 역이다.
99년 겨울에 처음 미국에 와서 트롤리 타는 방법을 배우고 혼자서 한가득 긴장을 하고 타던 기억이 났다.

그 기억을 삼아서 트롤리 타고 시내로 향했다. 시내로 향하는 길에 우선 City College에 들렀다.
미국에서 다시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곳이다. 오랫만에 찾았다.
작은 캠퍼스 안에 한 움큼의 추억이 머물고 있었다. 이왕 찾은 추억 조금 더 더듬어 길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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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에는 Continuing Education 인데 다른 말로 Adult school or Free school 으로 영어를 비롯한
디양한 과목을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도 잠시 어학 연수를 하면서
앞으로 노인학에 대한 꿈도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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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가 걸어가고 있는 노인학의 첫 계단, 첫 걸을, 첫 단추였다.
나에게 아주 뜻 깊은 곳이다. 천천히 옛 교실을 찾아가는데 깨끗하게 바뀌어져 있어서 좋았다.
복도 한 가운데 걸려 있는 선생님들의 사진에는 내가 아는 분 모르는 분이 소개되어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밥을 먹을 시간이 되어서 나도 걸음은 B street를 따라서 Horton plaza로 향했다.
추억을 찾다보니 나도 모르게 옛 버릇이 나왔다. 학교가 파하면 항상 그 거리를 따라서 일터로 향했다.
3년 반 정도의 익숙한 움직임은 지금도 계속되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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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건물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 기본적인 모습이 바뀌지 않았다.
항상 그대로의 모습이 샌디 에이고가 가진 최고의 매력인 것 같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내가 샌디 에이고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발보아 공원.

그 길을 걷기로 했다. 이건 마치 샌디 에이고에서 내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365일 전 작년 바로 이날에는 해가 저물어 가는 저녁에 찾았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살이 마지막으로
닿는 공원에는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조용하고 평화스런 맛이 한 가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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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를 막 넘긴 오후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는 가운데 찾은 발보아 공원은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빛나는 공원은 언제가 그 모습 그대로였다. 바뀌지 않는 모습이 지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항상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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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한 적이 거닐며, 늘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같은 장소지만 찍히는 모습은 항상 새롭다.
공원의 동쪽 Rose garden에서 시작한 걸음이 6가에 이르렀다. 마치 예전, 주말 아침 산책을 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야자수 늘어선 길을 따라서 집이 아니라 그 집이 가지고 있던 추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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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가 끝나는 길 어딘가는 이제 다양한 먹거리의 가게들이 주욱 늘어선다.
캘리 포니아의 시원 상큼한 맛이 그리워서 Jamba juice에 들렀다.
샌디 에이고의 강렬한 태양에 덥혀진 몸과 마음이 시원한 한 모금에 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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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나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서 그 은행 그 ATM 을 보았다.
역시나 똑같이 변함없이 서 있었다. 일을 하지 않던 시절에 두근 거리는 마음에 들르던 것 이었다.
18불 남은 계좌에 주머니 탁탁 털어서 2불 넣어서 20불을 마지막으로 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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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있다.
발보아 공원 근처에 샌디 에이고에서 제일 유명한 디저트 가게를 찾았다. Extra Ordinary Desert
항상 붐비는 곳이다. 시간이 맞지 않으면 긴 줄에 자리 잡기 힘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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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꽃으로 장식되어진 달콤한 케익에 쓸쓸한 커피가 제격이다.
케익 한 입에 커피 한 모금하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기분이 솔솔한 재미가 있다.
하루 종일을 그렇게 돌아 다니면 걸었는데 힘든 구석이 하나도 없다.

샌디 에이고에 묻혀 있는 추억들을 찾아다녔기에 힘이 들기보다는 행복했다.
어서 빨리 나의 추억을 사랑하는 이와 빨리 나누고 찾아다니고 싶다.
추억과 사랑이 행복으로 묻어 날 것이다.

행복을 기다려본다.
2011/07/25 10:02 2011/07/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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