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Life in Boston 2011/08/02 11:09
San Diego, 화요일 성당에서 파파의 미사를 드리고 나서 내가 계획했던 공식적인 일정이 끝이 났다.
미사에 참석했던 누나를  따라서 Yuma 로 함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110도를 웃도는 그 뜨거운 사막에 내가 가야만 하는 것인가.

누나도 애들도 샌디 에이고 일주일을 남겨 둔다고 했는데,
유마에 가면 뻔히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을 것 같았다. 새록 새록 가지말까 한다는 생각이 났다.
생각은 결심이 되고 조카들과 샌디 에이고에 남기로 했다.

샌디 에이고 막상 남겨지니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며칠은 집안에서 지내고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금요일은 동물원에 데려갈 생각이었다.
고맙게도 하이메가 입장료를 주었다. 금요일 아침, 조카 3명이랑 매형 조카 1명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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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 시골에서 버스 한번 트롤리 한 번을 타보지 못한 조카들을 위해 트롤리 타고 버스를 탔다.
동물원 입장 표가 바뀌어 있었다. 이제 순수 입장표는 없어졌다.
선택으로 있었던 투어 버스랑 케이블카 표가 이제는 입장료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높은 가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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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동물원에 가면 투어 버스랑 케이블카는 타지 않았는데, 이젠 포함되었으니 무조건 타야했다.
한바퀴 일단 버스 타고 돈 뒤에 다시 구석 구석 돌 생각이었다. 버스 타기전에 화장실 갈까 말까 했는데
버스가 동물원 반을 돌았을 때, 점점 참기가 힘들었다. 참다못해 버스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다.

완전히 죽을 맛이다. 겨우 참고 버스가 하차장에 서자 말자. 죽어라 뛰었다.
정신이 몽롱해졌다. 크게 한 숨을 쉬고 이제 천천히 둘려볼 생각이었다. 열대 우림 방향으로 잡았다.
호랑이를 보고 하마를 보려 내려갔다. 동물원에 5번 정도는 갔었지만, 제대로 호랑이를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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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우림길을 따라서 내려가는 길에는 원숭이 집이 있었다.
동물원에 관심이 많은 조카들을 원숭이에 대해서 잘 알았다. 한 녀석은 수의사가 꿈이라 한다.
버스를 탔을 때 오히려 내가 머라고 설명하는지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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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녀석은 항상 그늘에 숨어서 지내고 웬만해서 나오지 않았다. 오늘도 역시 별 기대는 없었다.
이 녀석이 앉아 있었던 지푸라기 터만 있었고 보이지 않았다. 조금더 내려 가서 유리벽 넘어 저멀리 높이
쳐다보니 호랑이가 멀리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참 운이 좋다고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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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유리벽 넘어로 수족관 비슷무리 한 곳에는 하마가 살고 있는데 이놈은 항상 보였다.
올해는 식구 한명이 있었다. 5개월 지난 새끼를 돌보고 있었다. 한 7년전에 친구 싸이에서 모성애라고
어미 하마가 새끼를 수영 연습시키는 사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사진 속이 샌디 에이고 동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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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 속 장면처럼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보니 더 신기했다.
열대 우림을 지나서 반대편으로 걸어올라 북극곰을 보려 갔다. 북극곰이나 하마는 상당히 위험한 동물인데
동물원 유리벽에서는 그저 귀여움 자체로 보이는 것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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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걸을 생각이었는데 하늘 케이블카를 타자고 했다. 처음에 구상해 두었던 계획에서 벗어났지만,
조카들 말을 따라서 같이 탔다. 케이블카 넘어로 발보아 공원이랑 저멀리 시내도 어렴풋이 보였다.
입구 근처 반대편에 내리며 나는 다시 순간 새로운 구상을 했다. 한 다섯번 오니까 길이 보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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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를 모아둔 곳으로 갔다. 신기하게 똑같은 유리벽 넘어의 하마나 북극곰은 전혀 무섭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뱀들은 항상 무섭게 느껴졌다. 움직이는 순간이 거의 놈들이 한번씩 조금이라도 뒤척이면
나도 몸이 오싹거린다. 언제나 제일 신기한 놈은 머리가 2개인 뱀이다. 신화 속에 나올 법한 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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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면 항상 신기하고 새롭다. 두 놈이 항상 같은 생각을 하는지 다른 생각을 하는지 참 궁금하다.
파충류 관을 돌아서 다시 입구로 향하다가 약간 돌아서면 고릴라를 바라 볼 수 있다.
고릴라를 지나치면 바로 울창한 삼림이 나온다. 사실은 큰 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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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높이 날지 못하지만 새들이 날아 다닌다. 날아다니는 새보다 이쁜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새들은 날지 못해서 슬픈지 아름다운 새소리는 구슬프게만 들려 온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진한 슬픔이다.
길을 향하다 보면 최고의 인기 코스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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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판다가 귀여운줄 모르지만 샌디 에이고 동물원에서 최고의 인기는 판다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항상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보는데 사진 찍을 순간도 제대로 없다.
판다를 자극하며 안된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판다의 성격은 아주 예민한가 보다.

쉬운 말로 성격이 지랄 같은 놈인 것이다. 판다를 보고 나서 아주 긴 에스켈레이터를 타고 나면
어느새 열대 우림을 지나 마치 아프리카 건조 지대에 온 기분이 물씬 난다.
코끼리도 돌아 다니고 기린도 어슬렁 거린다. 다만 게으른 사자만 늦잠을 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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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동그랗게 의심을 품고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Meer cat 지나고 나면 다시 또 다른 대륙에 이른다.
솔직히 샌디 에이고에는 유칼리투스가 많은데 이 나무의 고향이 호주라 한다. 마지막에는 호주의
명물 코알라를 볼 수 있다. 항상 조용히 나무에 매달려 있는 놈들이라 달리 흥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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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한 구석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물원이 있다. 특별한 것이라면 염소 떼를 풀어 놓고
애들이 직접 스다듬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 나는 흥미가 없었지만 조카들은 재미 있는가 보다.
한 바퀴 돌며 구석 구석 다 보고 나니,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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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팠지만 아침에 사 두었던 물 한병으로 참았다. 동물원 안에서 먼가를 사먹다는 것이 싫었다.
정크 푸드 같은 것을 비싼 가격으로 먹고 싶지 않았다. 징징대는 조카들을 끌고 힐크레스트로 갔다.
며칠 전에 봐 두었던 월남 국수 집에서 볶음 밥이랑 국수를 먹고 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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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갈까 했지만 낮이 긴 여름날 해는 아직 중천인듯 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버스를 타고 Old Town으로 향했다. 역시 수없이 많이 가 본것이었다.
샌디 에이고의 또 다른 관광 명소를 본다기 보다는 오랫 동안 생각한 곳에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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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 포니아 해안을 따라서 미션교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그 역사의 시간을 말해 주듯이 캘리 포니아
미션 머시기로 시작하는 길이 많이 있다. 하루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마다 미션들이 서있다.
성지 순례자들을 위해 미션은 숙소가 되기도 했다. 그 미션들 중 하나가 샌디 에이고에 있다.

올드 타운 넘어의 언덕 위에 있는 줄 알고 미션을 보러 찾아갔다. 언덕을 힘들게 오르니 초원이 나왔다.
초원 넘어로 미션이 있을 줄 알았는데, 미션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잘못 알고 있냐 싶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미션은 다른데 있고 올드 타운의 언덕 넘어 초워 뒤에는 미션이 아니라
미션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이제 알았으니 다음에 꼭 내 삶의 변화에 준 사람과 꼭 가야지.
2011/08/02 11:09 2011/08/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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