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

Life in San Diego 2006/08/05 17:32

금요일 오후
아는 형이 야구보러 가자고 한다. 잠깐 망설였지만 금요일의 편안한 유혹을 참을 수 없었다.
오랫만에 야구장 한번 가자. 박찬호 선수는 아파 못 나왔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을 보는 것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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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꼭대기 층 전망이 좋다. 한 눈에 경기장이 들어온다. 시야가 좁은 것이 아쉽다.
경기가 시작되며 조명이 밝아온다. San Diego Padres 의 홈 구장 Petco Park.
경기가 진행될 수록 응원 소리 또한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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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구장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어려워져 간다.
우리 앞에 앉은 백인 남자가 맥주를 무한정 마시더니 취한 기운에 뭔가 일을 꾸미는 것 같았다.
싸움만 하지마라. 그냥 조용히 보자고 속으로 바란다. 뭔가를 계속 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지 일어섰다.

일이 터지구나 싶었다. 내 뒤에 앉은 여자들의 웃음이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 웃기 시작한다. 무엇을 하길래 귀를 기울여 반응을 살폈다.
췻기가 도는 소리에 응원을 하자는 설득이었다. 파도 타기 응원을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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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고 웃었는데, 이럴 수가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반응은 시무룩하기만 하고
이것을 눈치 챈 사람들은 웃어넘기기 바쁘다. 싸움이 아니라 코미디쇼 같았다.
하나둘 웃기더니 어느새 관중을 휘어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도 타기가 시작되었다.

옆에 같이 온 친구들도 합세 했기에 우리 쪽 사람들은 경기는 뒷전이고 이들의 쇼에 흠뻑 빠졌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의 웃음에도 이들은 힘겨운 노력을 계속하였다.
웃고만 있었는데 나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구령에 맞추어 열심히 팔을 들며 일어섰다. 난 이제 경기보다는 응원에 열중하고 있다.
아쉽게도 다른 쪽 사람들의 호응이 잘되지 않았다. 큰 경기장을 다 돌아가는 파도는 좀처럼 일지 않았다.
우리들의 웃음 소리, 그들의 함성으로 파도가 일기는 했지만 두 칸을 넘겨 세 칸을 넘기에는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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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가는 도중에, 빨간 색 상의를 입은 많이 취한듯한 남자가 움직였다.
함성으로 모자라 직접 자릴 옭겨가며 자신의 뜻을 설명했다.
설마 했던 우리는 그의 행동에 모두들 뒤집어 졌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모두들 즐겁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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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달리고 달렸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어느새 우리 반대편까지 달려간 그는 친구들과 전화기 통해
파도를 일으켰다. 경기 관람은 이미 포기했다. 우리가 웃고 파도 타는 사이에 홈팀은 큰 점수 차로 뒤졌다. 경기를 진행 상황을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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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홈팀이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어서 더 이상의 파도 응원은 없었다.
경기가 지고 있는 바람에 흥이 없었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돌아이 때문에 많이 웃었다.
경기 외에 많은 것을 즐겼다. 우리 팀이 질것 같아서 미리 경기장을 나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경기는 우리가 야구장을 나선 이후로 흥미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야구는 정말 9회말 2사 이후인가 보다.

경기장에 끝까지 있으면 더 좋았을까.

2006/08/05 17:32 2006/08/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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