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으로 인해 인도랑 차도가 잠긴 모습을 비추며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빗물에 관한 다큐다.
여름이면 해마다 폭우로 침수는 되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라고 한다. 매번 똑같이 겪는 일.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 소나기 내리자 주택가의 아이들이 시원한 빗줄기 맞는다고 골목을 뛰어 다닌다.

이에 어머니들이 황급히 우산을 들고 나와 비를 맞지마라고 다그친다. 이유는 공해로 인해 산성비가 내려
머리가 빠지고 피부를 해한다고 한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다 맞는 이야기다.
순식간에 내린 폭우는 거리를 마비시켜 사람도 차도 모두 물난리 통을 겪는다. 수없이 보았다.

산성비 역시 수 없이 들어온 이야기다. 옛날 사회 교과서에 산성비로 황페가 되버린 헐벗은 산의 모습이
실리기도 했다. 비가 불려온 재앙이다. 거리의 물난리도, 강둑이 무너지는 것도, 토사가 흘러 내리는 것도.
생각이 정리가 될쯤 이제 빗물에 관한 다큐 방송은 슬그머니 다른 이야기를 꺼내든다.

산성비가 내린다고 빗물이 위험하다고 교수가 나와서 한 소리를 한다. 비를 맞아서 대머리가 된 사람이
있으면 자기 앞에 데려 오라고 한다. 산업화의 유산, 공해로 인해 산성비가 내린다고 교수는 반박한다.
빗물은 산성이 아니라 염기성을 띈다고 한다. 실제 빗물을 받아서 Ph를 츧정하니 정말 염기에 가깝다.

전혀 새로운 주장이다. 수증기가 증발이 되면서 구름이 형성될 때 공기 오염으로 인해 수증기의 구름은
산성을 띌지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구름이 비가 되어 땅으로 내릴 때는 공기 중의 물질로 자연 정화되어
염기성을 띈다고 한다. 순간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증발로 구름이 될 때는 이물질 때문에 산성이 되고

반대로 비가 되어 내려올 때는 염기가 된다. 공기 중에 물질이 많긴하나 어찌 이상하다.
보여지는 실험에서 빗물은 염기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다 가설이 아닌가. 산성비도 그렇고 빗물의 염기도.
가설을 세우고 실험실에서는 그 가설이 증명이 될지 모르나 실제의 대자연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실험실의 그 결과가 맞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일단, 산성비에 대해서는 넘어가자.
그럼, 폭우로 인한 거리의 물난리는 어떻게 설명이 되어지는가?

삽시간에 엄청 내리는 비는 충분히 거리를 침수시킨다. 길 곳곳에 배수로가 있어 물이 빠지기도 하지만,
내리는 비에 대비해 배수로는 턱없이 좁고 부족하다. 그렇다고 항상 모든 곳의 배수로가 깨끗하게 정비
된 것은 아니다. 쓰레기에 각종 오물로 막혀 있어 조금의 비에도 쉽게 물이 넘쳐 거리로 쏟아진다.

폭우가 거리를 침수시킨 것이 아니라 부족한 배수로, 관리를 못한 배수로 때문이라는 것일까?
원인은 또 다른 곳에 있다. 콘크리트 찬란한 도시의 회색빛 거리에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 공간이 없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좁은 배수로가 다처리 못하기 때문이라 한다.

특히 대도시, 건물의 옥상도, 거리의 아스팔트에서도 빗물은 스며들지 못하고 고이고 고인다.
그러다가 거리로 넘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해마다 서울 대도시에서 물난리가 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강둑이 터저 홍수가 나는 것은 근래에 드문일이지만 폭우로 인해 거리가 잠기는 것은 매번이다.

다큐의 이야기가 풀려져 간다. 폭우로 인한 도시의 침수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 못했기 때문이다.
효율적으로 관리를 안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빗물은 산성이다 위험하다고 인식하가 때문이다.
다시 교수가 나온다. 빗물은 안전하다. 오히려 수돗물보다 안전하다. 용감하게 빗물을 컵에 담아 마신다.

빗물은 안전하기에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중요한 자원이 된다고 한다. 물저당통에 보관을 하면 된다.
그럼 상하지 않을까. 분명 수 많은 유기물이 있을 것인데. 교수가 설명을 부연하다. 물이 상하기 위해서
적정 온도, 햇빛, 공기가 필요한데 3가지 중 2가지만 차단을 해도 물이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또 실험을 한다. 어느 학교의 건물 옥상에 빗물이 모여들로록 만들어 햇빛과 공기를 차단시켰다.
그리고 얼마뒤에 이 물이 얼마나 깨끗하지 보여준다.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그래도 위험이 있으니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빗물을 받아 화단에 물을 주고 가로수에 물을 준다.

식수를 대신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빗물의 받아서 정원수로 사용하면 에너지 절약,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때까지 빗물은 더럽고 위험하다고 여기고 그대로 흘러 버린다.
회색빛 도시에는 스며들지 못하니 거리에 고이고 인도가 물에 잠겨버린다.

이제 주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곳을 보여준다...
일본의 한 지역이 나온다. 집집마다 처마에 수로를 만들어 빗물이 고스란히 집 벽의 한 통으로 모이고
그 물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시멘트 길보다 물이 스며들도록 길을 조성했다.

빗물은 쉽게 땅으로 스며든다. 스며든 빗물은 지하수가 되어 다시 인근 강으로 흐른다.
일본에서 이 지역은 매년 수해를 입는 곳인데 이런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서 더 이상 수해는 없다고 한다.
인근의 강도 일년 내내 일정 수위를 유지한다고 한다. 스며들어 지하로 갔던 빗물이 다시 강으로 왔다.

솔직히 조금은 인정하기 싫은 일본이 그런는 것을 보고 한숨이 나오고 이제 생각이 정리된다.
한국에는 어디에서 누가 그렇게 하고 있을까. 수원시가 법규로 하고 있단다. 대형빌딩은 반드시
옥상으로 내리는 비를 모아서 저장할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빗물이 최대한 지반으로 스며들게끔 한다.

이제 한 편의 모든 조각들이이 완성이 되는듯하다.
며칠간 서울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거리 곳곳은 침수가 되어 도시 전체가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화려한 콘크리트 포장의 최고의 도시, 분명 배수로도 잘 정비되어 있을건데.

하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도시가 마비되었다. 아이러니 하게 제일 화려한 강남이 피해가 크다고 한다.
다큐 방송이 떠오른다. 화려한 콘크리트는 빗물을 모아둔다. 그러니 물이 모이고 침수가 잘된다.
천재니 인재니 말이 많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인재다.

콘크리트의 화려함만 알았지 질퍽거리는 땅의 소중함과 녹색의 찬란한 나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몰랐기에 우리는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있다. 매번 천재라 넘겨버린다.
천재도 맞다. 자연의 힘을 막을 수 없지만 지혜로 피해를 줄 일수 있다. 그러니 이건 인재다.

문제는 이런 인재를 매번 당해야 한다. 우리는 당하고도 고치지 못한다. 이유는 원인을 모르기에
이번 뉴스를 보며서 궁굼한 점이 생겼다. 빗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로 도시를 재정비 하던
수원의 소식이 궁금했다. 비록 비가 서울에 집중되었다고 하지만 수원도 크게는 서울 지역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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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괜찮을려나 빗물의 효율적인 관리를 주장하던 교수가 슬며시 떠오른다. 여기 보스톤은 어떨까.
며칠 전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이 몰려와 한 30여분 정도 비가 내렸다.
앞 마당에도 뒷마당에도 옆집에도 앞집에도 비가 내렸다. 어떤 순간에는 앞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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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무지하게 많은 비를 내린듯 했다. 분명 많은 비 같지만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와는 틀리다 그 양이 비교를 할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집도 옆집도 앞집도 마당은 항상 열려 있다. 잔디가 자라는 흙이다.

회색 찬란한 시멘트는 오직 길과 집 주변의 극히 일부분이다.
우리 동네의 모든 집들이 그렇다. 항상 물이 지하로 스며들 수 있다. 물론 수 많은 나무들도 가득하다.
여기 보스톤에도 그렇게 많은 비가 와도 서울의 어느 곳처럼 많은 피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여름에도 보스톤에도 비가 제법오고 겨울에도 눈도 많이 온다...
빗물이나 눈물은 언제나 지하도 스며들수 있기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침수 되지 않는다.
서울과 다른 모습이다.
2011/07/29 13:06 2011/07/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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