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의 완성에는 수 많은 고비, 반드시 지나쳐야 할 과정들이 있다.
노인학을 전공으로 삼고 박사 과정에서 공부하며 매 순간 많은 역경들을 헤쳐 나왔다.
박사 과정 4년차 말기에서 5년차로 접어들며 나는 또 하나의 문을 지나왔다.

한 학문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오랜 과정인지를 다시 한번 알게되었다.
2007년 처음 문을 두드렸을 때 선배들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직 먼 훗날 일 같았다.
1년차에 멋 모르고 아는 것 없이 무엇을 제대로 하는지도 모른채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다가온 2년차에 박사 과정 첫 문에 들어섰다.
Second Year paper를 무사히 마치고 쉴새 없이 두 번째 문에 들어섰다.
걱정을 많이 했지만 수월하게 통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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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마지막 관문, Qualifying paper를 마쳐야 정말 박사과정의 꽃, 논문을 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퀄이라는 시험은 모든 학교의 모든 박사과정 학생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의례이다.
학교마다 학생마다 다르지만 퀄이라는 존재의 악명을 수 없이 들어 왔었다.

어떤 학교는 며칠동안 시험을 치기도 하고 발표를 하기도 한다.
UMASS Boston Gerontology 는 2달 동안 페이퍼를 쓴다. 선택한 주제에 맞는 이론을 3가지 선택하고
주제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다. 결과는 통과, 수정 보완, 탈락.

내가 왜 공부하고 있는지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마지막 답안지라 할까.
먼 훗날 같은 일이 나에게 다가왔다. 작년에 할 수 있었지만,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올해로 넘겼다.
솔직히 겁이 났었다. 떨어질 것을 염두하고 학교에 조금만 더 남아 있을려고 미루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었고, 1월부터 시험에 들어갔다. 특별히 준비를 한다기 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주제로 가닥을 잡았다. 노인 운전자들이 운전을 왜 그만두는지에 이론적으로 접근.
지난 2년 동안 운전관련 주제로 교수님이랑 연구를 해 왔었기에 익숙했던 주제라 여겨졌다.                                                                                                                            
막상 길 것 같은 2달은 짧은 시간이었다. 시간에 맞추어 답안지를 제출했지만 불안하고 자신이 없었다.
제발, 수정 보완의 결과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리고 기적같이 수정 보완이었다.
2주간의 기간 동안 생각을 정리하였다. 페이퍼의 길이 보였다. 두 번째 제출에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6월15일날 나온다는 결과를 오늘 이메일을 통해서 받았다.

"Dear Jay, 

I am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r Qualifying Exam Committee voted to pass your revised paper.  

Congratulations! 

Beth"

지도 교수님이 메일을 주셨다.
이번에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은근히 기대를 했지만 막상 합격 통보가 믿기지 않아 이 메일 계속 읽었다.
그 동안 긴장하고 걱정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내려가는 기분이다.

개인적 생각으로 박사과정의 무사히 마치는데 있어서 제일로 힘든 순간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 시험만 통과하면 나머지는 탄탄대로 달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만큼 힘들고 중요한 순간이었다. 시험을 통과해야만 불리어지는 명칭이 있다.

PhD Candidate 혹은 ABD (All But Disser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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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에 그렇게 부러워 하며 바라보던 그 순간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이런 순간을 거쳐서 나는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았다. 하나의 문을 나선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문으로 들어서는 길이다.

이제 시험을 통과했으니 늦었지만 졸업식 사진을 올려도 될 것 같다.
Second year paper를 통과하고 소정의 수업을 들으면 박사 과정 중에서 석사 학위를 신청할 수 있다.
나는 2009년에 벌써 자격이 주어졌지만 미루고 있다고 올해 석사 신청을 했다.

나중에 박사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안 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이제 직장을 생각해 봐야 하는 생각이 들자
석사가 필요함을 알았다. 그래서 늦었지만 올해 신청을 하고 식에 참석을 하였다.
식은 아침 일찍부터 시작을 하였지만 나는 잠시 등록만 하고 몰래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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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중에 단대 식에만 갈 생각이었다. 친구 지영씨와 마이씨가 나를 축하해 주려왔다.
가운을 입고 남는 것 사진 밖에 없다는 생각에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밖에 나가지 않고 즐기는 것이 더 좋았다.

내 책상에도 한번더 앉아보고 메인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동안 그 근처에서 돌아 다녔다.
졸업식은 왠지 학교에서 보낼 마지막 시간이라 드는데, 박사를 바라보는 가운데서 하는 석사 졸업이라
기분이 남 달랐다. 졸업이라기 보다는 그냥 특별한 사진 찍는날 같았다.

학교가 작아서 볼 것이 많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여기 저기에 사진을 찍을 곳이 많았다.
축하해 주려 온 지영씨랑 마이씨랑 신이 나서 막 돌아 다녔다.
지나가다가 꽃 화병이 있길래 얼른 하나 들고 마치 내 껏인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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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단대에서 하는 식을 할 시간이 다가왔다.
여기에사 정말 내 이름이 불려어지고 단상에 오르고 기념 사진을 한장을 공식적인 행사가 마무리 된다.
단대 사람들이랑 하는 좀더 조촐한 식이었다. 간단히 요기를 채울 수 있는 먹을 거리도 있고.

식을 마치고 얼른 우리과 교수님들이랑 사진을 찍었다. 나는 졸업식이라서 교수님들이 다 오실 줄 알았지만,
Jan 교수님이랑 Jeff 교수님만 오셨다. 생각외의 상황이었다.
특별히 자기 학생 중에서 박사를 받지 않으면 다른 교수님들은 안오는 분위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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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위해서 특별히 온 지영씨랑 마이씨도 기념 사진을 남겼다.
혼자였다면 정말 어색했을 텐데 여기 저기에서 사진 찍으며 보낸 시간은 즐거웠고 고마웠다.
졸업식 가운을 입었지만 졸업은 아닌 것이 조금 어색하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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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하나의 작은 문을
나섰고 더 큰 문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통과가 믿기지 않는다.
처음에 너무 두려움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다. 내가 무사히
박사 과정을 마치기전에

가장 어려울 것이라
여기던 문을 지나쳐오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어흥이랑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마지막
관문에는 혼자가 아니라

제일로 소중하게 여기는
어흥이랑 나서고 싶다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2011/06/10 12:59 2011/06/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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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이혜원 2011/09/19 10:05  address  modify  write

    안녕하세요.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일주일전쯤 메일을 드렸는데 바쁘셔서 아직 확인을 못하셨나봐요 ㅎ
    회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Gerontology 2011/09/21 12:04  address  midify

      안녕하세요...
      메일 보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2. 아는 누나 2011/10/11 19:55  address  modify  write

    어..재만이... 졸업했어..미안 한국에 와서는 연락 못해서...미국에서 그래도 재만이가 나 잘 챙겨 줬느데... 축하해. *^^* 늦게 나마... 샌디에고 에서 너 졸업식에는 참석 했는데... 지금은 말로만... 앞으로도 힘들어도 열심히ㅐ.. 재만이 포텐으로... 바이

    • Gerontology 2011/11/11 08:31  address  midify

      어 누나 오랫만이네...예전 졸업에는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ㅎㅎㅎ
      잘 지내고 있어요...난 아직 보스톤에 있는데 아직 좋업을 한 것을 아닙니다...
      그람 또 종종 인사하자고요...

  3. skymind 2012/03/21 13:17  address  modify  write

    반갑습니다. Gerontology 전공으로 대학원을 선택하려 합니다.
    앞서 이 길을 공부한 선배님으로부터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개인 이메일을 알려주시면 메일로 상담해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멋지고 장하십니다. activebuddha@yahoo.com

    • Gerontology 2012/03/22 10:38  address  midify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샤서 감사합니다.
      남겨주신 이메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Echo 2018/04/18 13:46  address  modify  write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아줌이에요
    갑자기 미쳐서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인학을 서치하다가 여기까지 놀러와서 블로그 보면서 자신감도 없고, 겁도 나고,,,이 나이에 무슨 공부,,,오만 생각이 다 드네요. 이미 이렇게 앞서간 사람이 있음에 또 한번 놀랍니다. 매일 거라지 문을 닫았는지 기억도 안나는 사람이 공부를 할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네요. 무엇보다 영어가 제일 문제구요, 노인학 포스팅은 더 이상 안하시는건지요?? 시간나시면 업데잇 부탁드립니다~!

    • Gerontology 2018/05/03 10:15  address  midify

      안녕 하세요.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고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메일에 궁금하신 것들을 알려주시면 제가 정성껏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블로그 업데이는 계속해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곧 업데이트를 시작할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