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들에서 자란 어린 소년에게 바다란 어떤 것일까
89년 여름 캠프, 바다에 갔다. 가보지 못해서 가보고 싶은 꿈의 장소가 아니었다.
바다를 처음으로 볼 것이다.

푸른 빛이 내 앞에 다가왔지만 하늘을 본것 같았다. 하늘인 줄 알았다. 얼마후
넘실대는 물결에 나는 내가 바다를 보고 있는 줄 알았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코가 찡할 정도로 연거푸 마셨던 소금끼 가득한 바닷물.

그후로 동해바다와 나는 가까워졌다.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는 푸른 빛에 넘실대는 물결, 동해 바다였다.
2000년 2월 밤 기차를 탔다. 갑작스레 결정한 일에 난 땅끝 해남을 향했다.
새벽녁에 땅 옆 바다에 이르렀다. 조용한 울렁이는 물결은 섬과 섬을 이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양식장??? 남해 이런 바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해에 익숙했전 나에게 남해는 신선한 풍경이었다. 조용한 파도에 아랑곳 하지 않는 바위섬.
마치 새로운 바다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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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트리, 모래 사장 샌디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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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샌디 에이고 west coast

그해 겨울, 솔직히 99년 1월 세상에서 제일 큰 바다를 보았다. 샌디 에이고 태평양.
어린 소년에서 성인으로 자란 만큼보다 동해가 태평양으로 바뀐 것이 훨씬 컸다.
겹겹히 밀려오는 파도, 마치 끝이 없을 것 같아 보일 정도로 이게 바다구나 하고 느껴졌다.

2000년 이후 2007년 여름까지 샌디 에이고에서 태평양을 바라 보았다.
수 없는 일몰을 보았다. 해뜨는 대서양 east coast는 멀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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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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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녁이 좋았다...

2007 8월, 보스톤에 왔다. 대서양을 보고는 있지만 그 일부였다.
11월 겨울 바다에 갈일이 생겼다. 그것도 동쪽 땅 끝 넘어 바다이다.
새벽녁에 마음이 급해 혼자 길을 나섰다. 매서운 칼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정말 추웠다. 이게 겨울 바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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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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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뒷편에서...

외로히 푸른빛을 내는 나무가 힘들어 보였다. 모진 바람을 이기며 자라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다.
아침을 먹었다. 힘이 났다. 겨울 바다 대서양을 볼 준비를 마쳤다.
대서양, 이 바다를 본다는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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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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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간 이

바다로 향하는 길은 사립문을 나서는 기분이었다. 모래위 수 많은 발자국, 그러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불어오는 바람은 갈대를 움직이며 빈 바다를 더욱 더 황량하게 만들었다.
겨울 바다 맛이 느껴졌다. 쓸쓸함이 싫지는 않았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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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
갈대 사이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내 머리는 하트 모양이 되었다.
추운 날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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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는 머리를 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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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먼 항해 끝에 꿈을 찾아온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탑도 있었다.
땅끝에 정착한 사람들의 아담한 마을.
지난 여름에는 사람들로 붐비었음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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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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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리운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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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거리

대서양 겨울 바다는 적막함이 고스란히 묻여났다.
모진 바람에 씁쓸함이 싫지 않는 바다였다. 겨울 바다.
샌디 에이고 태평양과 사뭇 다른 대서양 겨울 바다고 좋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지난 여름에 시작한 대륙횡단을 마쳤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찍었다.

그 사이에 일어난 수 많은 모습을 간직하며.
2007/11/19 08:41 2007/11/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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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Chester Kim 2007/12/14 08:05  address  modify  write

    기나긴 여행을 무사히 마친걸 축하해.
    짝짝짝!

    • Gerontology 2007/12/15 06:59  address  midify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지도를 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운전해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의 순간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는게 슬프기도 합니다...
      형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곧 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