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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사람이 있다.
권구희
인연이란 묘하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만나지면 친해지고 헤어지게 되면 서운하다. 슬프다.

다시 못 만나는 것 아니지만 매일 같이 있다가 당장 옆에 없으면 쓸쓸하다.
2001년 봄 형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시내 학원에서 처음 만나고 함께 버스를 타고 SDSU로 가면서 말문이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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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을 쌓아 갔다. 6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형은 진짜 형이었다.
형가고 한 동안 우울했어요 많이 허전하고요. 당장에 갈 곳 없이 길 잃은 양 불안했어요.
형 이런 일 기억해요.고마웠어요.

숙제는 코앞이고 컴퓨터는 없고 일마치고 집에 오는 트롤리에서 전화해서 부탁했잖아요.
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역까지 나와서 나를 태우고 형 집에 가서
형 컴으로 밤 새워 숙제 하게끔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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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 줄 수 있을 땐 도와준다.
나중에 일이 생겨서 못 도와줘도 미워하지 마라. 그러나 할 수 있으면 도와준다.
도와 줄땐 바라지 말고 도와준다."

형 진짜 멋있는 말이예요. 기억합니다 잊지 못합니다.
저 알아요.
저 부탁 한번도 거절하지 않았어요.

내 차가 고장나서 일하는데 지장없이 언제든지 나 태워주고 데리려 오고.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자다가도 무슨 일 생긴 나에게 달려오고 이른 새벽에 도움 청해도
짜증 한 번 안내고 말이죠. 혹시라도 술 먹는 날이면 언제든지 한상 차려서 편안히 마시고 잠도 재워주고.

함께 술 마시며 힘들다는 내 투정 다 받아주고 항상 옆에서 내가 앞으로 가게 끔 도와주고
기댈 일이라도 생기면 그냥 말없이 등 대어주고 사진 찍는 날이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내가 하는일이 잘하건 못하건 칭찬해주고. 언제라도 편하게 다가설 수 있게. 고기 먹고 싶다면 고기 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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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게 너무 많네요. 빚진게 많다고 했을 때 그 대신에 잘해서 성공하라 하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만큼 일어난 사건도 많네요.
6년의 시간이 준 기억들은 너무 많아 정리하기도 힘이 듭니다.

밤 새워 술마시고 월남 국수 먹으며 해장도 하고 야채 한 봉다리 사서 된장 찌게 끓여 고추장 참기름에
비벼서 배 터지게 밥도 먹고 스트레스 해소 한다고 금요일 밤에 영화도 보고 오락 프로 보며
큰 소리도 웃어 보기도 하고 밤에 자다가 내 방구 소리에 놀라 깨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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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아무래도 다 적기가 힘이듭니다. 우리 그냥 마음으로 가슴으로 추억에 담아 둡시다.
나이가 들어 술 한잔 기울이며 그 때 담아둔 추억을 꺼내요.
지금은 그 모든 추억을 꺼내기가 힘이 들어요.

그래요 형 나의 미국 생활에 형을 잊을 수가 없네요. 지금까지 달려온 길에 형 도움도 큽니다.
형이 있었기에 조금 더 쉬웠는지 모릅니다.형이 가르쳐 준 살아가는 방식 잊지 않을께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 변하지 않을께요. 형 한국에서 다시 만나요.

뜨거운 불판에 올려진 삼겹살이 익어가고 싸한 소주를 마셔요.
그리고.
2007/04/06 16:29 2007/04/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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